의석아, 너도 군대가


석아. 나도 초면에 반말이라 미안하다.
그래도 나는 너도 알고 태환이도 알고 있으니까 반말하는거고, 너는 나를 잘 모를테니 반말까지 마라.
(나이는 너보다 많은거 확실해)

몇년전에 니가 종교의 자유를 주창하면서 단식투쟁을 벌일때, 한가지 든 생각이 있었다.
'고놈 참, 차라리 전학을 가지 밥굶어가며 저게 무슨 바보짓이래?'
너도 미션스쿨인거 알면서 들어간거 같더라. 1.2학년때 니 표창받은거 보니까 아주 열정적인 신앙생활을 했더구나.
근데 3학년 들어서 수능을 목전에 두고 있으니 갑자기 밥이 입으로 안넘어 가더냐.

물론 수능이라는 -아직까지는 미래 자신의 지위에 큰 영향을 미칠게 뻔한- 큰 물건을 목전에 두고도 단식투쟁을 하면서 종교의 자유에 대해 떠드는 네 모습을 보면서 범상한 놈은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다.
이해하기는 힘들었지만, 니 노력은 가상해 보이더라.
(근데 솔직히 우리나라의 교육제도에 대해 반대하면서 단식하는게 맞지 않나 생각했었다. 수능 앞둔놈이 2년 잘 버티다 -열성신도였다가- 그때가서 종교권리 따지는게 좀 신기했어)


, 그건 그거고...어제냐, 니 퍼포먼스 잘 봤다.
범인으로서는 힘든 너의 용기에 우선 찬사를. 짝짝짝.
보통 사람이라면 남자든 여자든 그 많은 인파들 앞에서 벌거벗고 나서기란 쉽지가 않지.

<이왕 벗을거였으면 운동좀 더 하지 녀석...>


근데, 벌거벗은 니 모습을 보다보니 한가지 궁금한게 생겨서 말야.
너...진짜로 니가 하는 주장이 현실성 있고 설득력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행동 한거냐 -ㅅ-

너 하는 말 이거더라.
"군대가 없어야 평화가 유지된다."
"지금 우리나라 군대는 우리나라 국민을 향해 돌려져 있다."
"군대를 없애면 굶어가는 어린애들을 먹일 수 있다."

자, 니 말대로 우리가 군대를 없앤다 치자. 뭘로 해도 세계 다섯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우리의 60만 군인을 전부 비무장 상태로 사회로 내보내 보자.
그러면 50년이 넘도록 대한민국 국군과 휴전상태로 대치하고 있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군대가 가만 있을거같냐...아니면 땅따먹기하러 내려올것 같냐.
지금도 독도 지네꺼라고 우기면서 공공연히 말하던 저 섬나라 원숭이들이 '용기있는 결정'에 박수를 치면서 사죄할거같냐...박수치면서 독도에 일장기 꽂을거같냐.

<군대가 없으면 저 태극기가 계속 있을까?>


만약 니가 정말로 진심으로 무장해제하면 평화가 올거같다고 믿고있다면 내가 할말은 없는데.
그게 아니라면 니가 제일 먼저 했어야 할 일은 건군 60주년 행사에서 벌거벗는게 아니라, 일본 대사관에 찾아가 그 옛날 안용복선생처럼 '독도는 우리 대한민국꺼다' 라는 확답을 받아오는거 아니었을까?

지금 우리나라 군대의 총이 국민을 향해 돌려져 있다고?

미군기지 이전을 반대하는 사람들? 군인들 있는데서 시위하는데 총 안보이겠냐? 근데, 그 총 누가 맞았다던?

<자위권 행사가 가장 큰 임무중 하난데도 총맞았단 사람은 없더라.>


촛불시위에 군대가 총들고 나선 적 있어?
전경도 군인으로 보이는지 모르겠지만, 군대 갔다온 사람들은 전경 그거 군인으로 안보거든?
니가 오작오작 들고 씹은 그 총은 전재산 19만원으로 골프치러 다니는 인간이 명령한 이후로는 우리 국민에게 돌려진 적이 없다.

<전재산 19만원이면 골프가 가능!!>


그 총 전부 사막 뙤약볕에서 테러리스트들 덤비지 말라고, 니 또래 친구들 손에 들려져 있고,
저 두계절밖에 없는 휴전선에서, 북한애들 내려오지 못하게, 니 또래 친구들 손에 들려 있고,
저 거친 바다에서 깔짝깔짝, 심심하면 넘어오는 개념 밥말아먹은 원숭이들 겨누는, 니 친구들 손에 들려 있다.
(아니면 내무반 총기함에 잠겨있던가 -_-;)

<다산부대가 당한 테러의 흔적이다. ▶◀윤장호병장.>


니가 그딴 퍼포먼스를 벌일 수 있는 기반이 다 니 친구들, 그전에 나같은 형들, 그 전에 네 아버지, 아저씨들이 추위에 덜덜떨면서 경계서고, 해외나가서 어제는 누가죽었네 소리에 긴장하면서 수풀 헤치고, 사막 거닐면서 닦은거다.
솔까말, 군필자들이 보기엔 니가 지금 벌이는 퍼포먼스는 헛짓거리야.
우리가 다 닦아놓은 평화로운 세상속에서 할일이 지독히도 없는 어떤 병신이 우리의 노고를 무시하는 처사라고.


대가면 삽질밖에 더하냐고?
그 삽질이 참호를 만들고 철조망을 치고, 방공호를 만들어서 전쟁이 났을때 너, 네 가족, 그리고 니 친구를 살리는 역할을 하는거다.
어디서 군대도 안갔다온 놈이 삽질의 의미도 모르면서 군필자들이 밖에서 웃으면서 삽질, 삽질 하니까 병신삽질하는줄만 알고 떠드냐.

<니가 이 삽질의 의미를 알어?>


군대를 없애면 정말로 그 돈으로 굶는 어린애들 먹일 수 있을거같어?
군대 없어지면 그 돈이 우리나라에 고스란히 있을거라 생각해? 순진한거냐 멍청한거냐?
니가 진짜 굶는 어린 애들이 걱정이었다면, 국회에, 청와대에 탄원서를 제출해서 새나가는 복지자금이나 틀어막아달라고 얘기하고, 강남 부자동네에 가서 모금운동이나 해라.

<안돼면 이런 팔찌라도 차던가>


그런 생각은 하나도 안해보고 언론에 노출되는 것만 하앍하앍하면서...너 이번 퍼포먼스 하면서 기자도 요청하고 그랬다매?
너 거기서 공부안하고 12시간 쌩쑈하는 동안 국내 많은 단체와 종교인, 자선사업가들은 10년이 넘게 자신의 일에 충실하면서 어린애들 돕고 산다. 정신좀 차려라.

니 하는 행동들 보면 니가 병신이라는 생각밖에 안들어. 정말 미안한 얘기지만 말야.
너 서울대 법대 들어간게 니가 성적이 잘 나와서 들어간거냐? 특별전형으로 들어간거잖아. 휴학했다며?
나도 국내에서 제법 알아준다는 S대학 나와서 잘 알아. 수시, 특차, 수능성적으로 들어온 애들은 잘 버텨.
근데 특별전형으로 들어온 애들 얼마 못가. 성적이 안돼는데 어떻게 특별하게 들어온 애들은 죽어라 노력 안하면 공부 못따라가.

너 태환이한테 군대가라 그랬다매? 특별하게 군대 안가니까 다른사람들 사회적 박탈감 느낀다고.
니가 단식투쟁 며칠 해서 서울대 법대 들어간건 안특별했냐?
니 하나 특별전형으로 뽑는 바람에 최소한 3년, 피터지게 밤새며 공부한 애들이 사회적 박탈감을 느끼는건 생각안해봤냐?
뿐이냐, 군대는 사람하나 빠지면 빠진대로 굴리지만 학교는 안그러잖아.
너 하나 따로 뽑느라 서울대 꼴지로 붙을뻔 한 애는 뭐가돼냐?

<수능때마다 이런애들 널렸는데 니 자리좀 양보하지 그랬냐>


냥 너보다 몇년 앞서 니 나이대 경험했던 사람으로서, 내가 보기에 니가 지금 하는거는 그냥 언론 노출증에 할일 못찾는 목적없는 88만원 세대일 뿐이야.
니 싸이에 뭐 여자친구와의 성생활에 대해 올려놓은 게 있다던데 안가봤으니 그건 모르겠고.
호빠 들락날락 거리고, 택시기사하고, 복싱선수 되고 싶다고 복싱하고.
이게 정말 니가 말하는 다양한 많은 일을 경험해 보고 싶다는 모토에서 나온 행동이었냐?
남들이 다 무시하고 막장짓이다 여기는 호빠는 다양한 경험에 포함되는데, 어째서 대부분의 군필자가 다신 안간다면서도 한번은 꼭 가봐야할 곳이라는 군대는 소중한 경험이 아닌거냐?

너 지금 보기엔 니가 말하던 귀농인의 길을 밟는게 아니라, 그냥 인기 정치인의 길을 밟는거 같어.
정말 저 얘기를 진심으로 하고 싶은거라면, 군대 갔다 와서 해라. 어차피 너 4급이라 공익가자나.

끝으로 한마디만 할게.

의석아.

by Adieus | 2008/10/02 11:36 | 미디어를 보며 | 트랙백(1) | 덧글(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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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With Sunny S.. at 2008/10/02 16:30

제목 : 강의석이라는 돈키호테가 우리에겐 필요하다
강의석이 "또" 우리 시대의 금기에 돌을 던졌다. 아니, 이번에는 확실하게 온몸으로 날로(?) 던졌다. 어제 건군 제60주년 국군의날 기념 퍼레이드에서 강의석씨는 알몸으로(무려!!!) 전차의 앞을 막아서는 퍼포먼스를 보였고 이로 인해 순간 전차가 멈춰서는 헤프닝이 있었다. 이 사진을 보면서 천안문 광장의 그 오래전 영상이 떠오른 건 나 혼자일까? 당연히 강의석씨(예전에는 고등학생이었으니 군이라고 불렀지만, 이제 성인이니 씨라고 불러줘야 할텐데.......more

Commented by 시니컬 at 2008/10/02 12:46
블로그 링크타고 구경하다 갑자기 허걱!! 눈밭에 있는사진 그거 제후임들이랑동기들인데 사진어떻게 구하신건가요??
Commented by Adieus at 2008/10/02 12:50
아..그렇습니까. 제가 미리 연락을 드렸으면 좋았을 것을 BOT으로 수집하다 보니
공개되어 있는 그림이길래 허락없이 사용하였습니다.
사진 자체가 내용과 맞고, 군대의 추억에 대한 좋은 이미지로 생각되서
(좋아보여서 ㅜ_ㅜ, 저는 보안 심한부대였어서 사진이 한장도 없습니다)
넣었습니다.
우선 허락받지 않고 사용한 부분에 대해선 죄송하단 말씀 드리며, 불편하셨다면 바로 삭제/대체 하겠습니다.
답변 부탁드립니다 (__)
Commented by 시니컬 at 2008/10/02 12:56
아녀 ㅋ 삭제할꺼까지야 저도 옛생각이 나서리 혹시 동기나 후임이 아닐까 해서 물어본겁니다 , 좋은글읽고 갑니다 수고하세요ㅕ ㅋ
Commented by 차니 at 2008/10/02 13:15
어랏? 위의 눈발날리는 사진.. 마크는 군지사 마큰데..
혹시 16보급? 웬지 가로등이 익숙한듯.. ㅎㅎ
국군의 날에 추억이 떠오르게 하네요. ㅎㅎ
시니컬님.. 어디 부대셨는지? ^^
Commented by 헐... at 2008/10/02 13:39
전경 나오면 군인으로 안보입니까? 실제 군인보다 할 일은 더 많고 잠도 못자고 시위대한테 얻어 터지고 욕은 욕대로 먹고 그러는데.....군인은 있다고 하는 존재감 밖에 내세울게 없지만 전의경은 현장에서 얻어 터지면서 군생활 합니다...말 함부로 하지 마시죠..
Commented by Adieus at 2008/10/02 13:51
우선 기분나쁘셨을거라 생각합니다만, 설명을 좀 들어주세요.
강의석군은 누드 퍼포먼스를 하면서 '요즘 군인들의 총부리가 촛불시위대를 향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보통 사람들의 인식에서 전경은 경찰의 지휘를 받는 경찰이지 군인이 아닙니다.
물론 그건 촛불시위때도 마찬가지고요. 격한 표현이 들어간 건 맞지만 의석군에게 좀 더 강한 어필을 하기 위해 쓴 글입니다.
전경을 비하하거나 군인으로도 안보여, 라는 뜻으로 이해하기 보다는 군복무를 경찰청에서 대체근무한다 라는 의미로 쓴거라 받아들여 주시면 좋겠네요.
그리고, 전경이 실제 군인보다 할일이 더 많고 잠도 못잔다는 말은 제 입장에서는 못받아들입니다.
전경근무만 빡셌다는 식의 발언은 그리 마음에 들지 않네요.
Commented by gothf0921 at 2008/10/02 13:53
좋은글 잘 읽고 갑니다~

공감가는 부분이 많아 짧게나마 댓글 남기고 갑니다^^*
Commented by Adieus at 2008/10/02 15:56
가, 감사합니다...(__)
Commented by 향기로운 at 2008/10/02 15:22
정말 공감 가는글 입니다
Commented by Adieus at 2008/10/02 15:57
가, 감사합니다...(__)
댓글이 소중하네요 ㅎ_ㅎ
Commented by 자그니 at 2008/10/02 17:15
19만원이 아니라 29만원이요...(응?)
Commented by Adieus at 2008/10/02 19:13
아;;하하;;하;;;; 그..렇군요 (__)
Commented by 방문자 at 2008/10/02 18:48
강군 원래 동대문구 수석이고 서울대 갈 성적이었다고 합니다.

http://ozzyz.egloos.com/3915467 참고
Commented by Adieus at 2008/10/02 19:11
그 블로그도 이 글을 작성하기 전에 참고 햇었습니다.
저는 400점 만점세대라 잘 대입이 안돼지만 461점이 서울대 법대 들어갈 성적이 될 지는 크게 의문이군요.
만약 공부를 했더라면 이라는 가정은 의미가 없습니다.
모의고사가 461점이었는데 수능을 개판쳤다면요?
어쨌든 강군은 퇴학조치와 수업일수 미달 등, 서울대 법대 기준에는 미달임에도 불구하고,다른 공부 열심히 해서 노력으로 시험친 학생의 기회를 박탈한 건 사실이니까요.
Commented by 원최8192 at 2008/10/02 18:58
독도와 군대를 연관짓는건 좋은 행동은 아니라고 봅니다.
실제로 독도에 군대를 주둔시킬 경우에 독도가 분쟁 지역이라는걸 스스로 인정하는 셈이 되죠. 독도가 어차피 우리땅이라면 그곳에 경찰이 들어서야 맞는 것이죠.
Commented by Adieus at 2008/10/02 19:12
글을 유심히 읽어주시기 바랍니다.
독도와 군대를 연관짓는게 아닙니다.
경찰이 주둔하는게 맞죠. 엄연히 우리 영토니까요.
하지만 그 우리 영토라는 기준이 군대가 있지 않을 경우에도 국제사회에서 일본의 존중을 받을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을 표현한 것입니다.
Commented by gr at 2008/10/02 21:20
글이 시원시원하네요 크게 공감되구요^^ 잘 읽고 갑니다-
Commented by Cuchulainn at 2008/10/04 08:03
군대가 없어야 평화가 유지되는건 맞습니다. 원론적으로는요.

그게 이뤄지려면 한국 군대뿐 아니라. 미군도, 자위대도, 중국군대도 (그뿐 아니라 전 세계의 군대가 + 테러리스트며 잠정적 폭력조직 전부가) 전부 해산해야 하죠. 강군한테 백악관 앞에도 가서 저 짓 하라고 한마디 하시면 되겠네요. (병신같은 소리도 유분수죠...?)

의석이 저 얼간이는 우리 해군이 약해서 소말리아에서 해적들이 우리 배를 잡고 협박질을 해도 쓸어버리지 못하는걸 알긴 알려나요?
Commented by 주유 at 2008/10/04 11:02
모던한 사회에서는 특이하고 튀면 다 좋은 줄 알아요. 강의석의 주장은 '예, 아니오'의 같은 가치선택의 문제가 아니죠. 그 사람은 틀린 답도 맞게 해달라고 떼쓰는 철부지죠.

암튼, 글 잘 읽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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